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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본/일본

일본지진으로 항공권은 3배 바가지라고?

일본에 지진이 나서 정신도 없고, 일본 여행/취재를 자주 가는 저로서는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이웃 나라에 큰 사고가 났는데 마땅치 않은 것은 미디어의 낚시질 같은 글들입니다. 
일본 현지의 뉴스를 참고해서 기자들이 펼치는 상상의 나래는 끝이 없더군요. 그 와중에 한 언론은
일본 지진으로 반도체나 석유화학 분야에서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글도 보이구요.. 
만약 우리나라에 전쟁이 났는데 일본에서 경제적 효과 운운하는 기사를 올린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리고 여행업에 있는 사람이다 보니.. 가장 열 받는 것은 "귀국 항공권 3배 바가지"라는 글입니다. (이건 기사라고 하기도 싫네요)
지진이 나는 위급한 상황인데 항공사, 여행사에서는 돈벌이에 급해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머 이런 뉘앙스가 풍기는데..
기자양반은 제대로 알아보고 글을 올리는건지.. 이런 생각이 드네요. 

환율대란 이후로 주춤했던 여행 경기가 살아 나면서, 
도쿄의 경우 높은 탑승률로 인해 2-3주 정도 전에 예약해도 저렴한 할인항공권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할인 항공권은 유효기간, 취소규정 등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큽니다. 
그리고 운항기종에 따라 할인항공권의 좌석 배분이 정해져 있습니다. 
즉, 지진이 나기 전 부터 이미 저렴한 항공권은 마감 또는 마감임박이었다는 것입니다. 

왕복 항공권을 구입해서 도쿄에 있는 사람이더라도 예약해두지 않았다면 좌석이 없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구입 해둔 왕복 항공권 보다 비싼 정상요금의 항공권의 좌석이 있다면 구입은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비쌉니다.
(물론 일본 여행사에서 단체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은 저렴한게 있을 수 있습니다...)



도쿄에서 서울까지 항공권을 일본에서 구입할 때의 요금을 조회해본 결과입니다. 
30000엔, 35000엔 짜리가 보이기는 합니다만 이러한 요금은 가장 저렴한 할인항공권으로 규정이 까다롭고,
이미 지진이 발생하기 전부터 없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똑같은 이코노미석 이라도 정상요금은 가격 차이가 많이 납니다. 도쿄에서 서울 일반석 편도(YOW) 90,900엔... (Y=이코노미, OW=편도)
택스나 유류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10만엔 정도의 가격이 됩니다. 




이 화면은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때, 서울로 도쿄로 가는 편도 요금을 조회해본 화면입니다. 
앞서.. 도쿄에서 우리나라까지의 편도 요금은 90,900엔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쿄로 가는 편도 요금은 368,500원으로 일본에서 구입할 때의 1/3도 되지 않는 가격입니다. 

어느 나라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가격차이가 큰것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대형 미디어에서 지진이 났는데 항공권은 3배 바가지라는 글을 올리니.. 우리나라 미디어를 믿기가 어려워 지네요. 




현재 일본항공(JAL)에서는 지진 관련해 공지를 올려두었습니다. 
당장 출발하는 편 뿐만 아니라 4월10일까지 출국편에 대해 취소시 수수료를 징수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 친 누나가 3월11일 도쿄에 가는 대한항공 저녁편 비행기를 인터파크를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대한항공에서 공식적으로 결항 발표가 나기전 부터 인터파크 담당자 분은 취소하시더라도 여행사 환불 수수료는 받지 않겠다고 했고, 
항공사에서도 계속 연락을 해주던군요. 심지어 자기 퇴근하는데 다른 담당자에게 인수인계하겠다고도 전화를....

아무튼 항공사나 여행사 모두 이익 창출이 목표인 기업이지만 손님의 안전을 담보로 영업하는 그런 곳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공시된 요금 외에 바가지를 씌우는 곳은 아닙니다. 
그나저나...임시편이 취항해서 귀국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어렵지 않게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미디어에서 지진 관련 보도를 내는데 자극적인 제목으로 낚시질이나 하고 있고..
잘못된 정보를 전하고 있는데.. 기자들의 본분이 무엇인지 좀 알고 일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