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래전 일본/나가노

벳쇼온천 고급료칸, 100년도 넘은 일본 료칸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은 대를 이어 영업을 하는 상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일본 전통 여관으로 소개되기도 하는 료칸旅館도 대를 이어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지만,
호시노야 리조트, 프린스 호텔체인 같은 리조트, 호텔회사에서 료칸들을 인수해서 리뉴얼을 통해 현대적으로 영업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대로 료칸을 운영하고 있는 곳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는데 지난번 나가노현 여행중에 
몇백년째 가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료칸에 가볼 수 있었습니다. 
벳쇼온천의 린센로우카시와야벳소는 18대째 한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적어도 3-400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료칸입니다. 



긴 역사를 갖고 있는 린센로우는 지난번 미야자키하야오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로 소개했던 료칸입니다. 
일본 전국에서도 찾기 힘든 4층 목조구조의 료칸.. 하지만 몇백년전부터 이런 모습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세월이 흐르면서 
리뉴얼과 증축을 계속해서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내부 복도는 단이 조금씩 안맞거나 하는 곳이 많습니다)



3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료칸에서도 가장 오래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별채 객실을 보러 갔습니다. 
별채이기는 하지만.. 완벽히 독립된 공간의 느낌은 적었습니다. 



8조와 6조 다다미 객실이 두개 붙어 있는 전형적인 별채 객실 구조에, 뒷편 화장실, 온천으로 빠지는 독특한 문이 있습니다. 
단점은 채광이 그다지 좋을 것 같지 않다는 느낌...(주변이 나무로 둘러 쌓여있음)
장점은 별채객실인 만큼 프라이빗 료칸을 체험할 수 있으며, 좁기는 하지만 객실에 온천도 있습니다. 

숙박요금은 1인 3만엔 전후입니다. 


옛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객실.. 토코노마의 화로(선반?)는 몇백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벳쇼온천의 프라이빗 별채객실에 있는 진공관 CD플레이어.. 따뜻한 진공관의 음색을 아주 잠시 들어봤습니다. 
전통 료칸의 클래식한 느낌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본관의 서재입니다. 문인들이 사랑하는 벳쇼온천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곳...
벽면 한쪽에는 유명한 작가들의 사인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도라에몽 작가의 사인뿐.. 
이곳에 있는 사인들 중에는 200년도 넘은 것들이 있다고 하니 린센로우 료칸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이곳에서 길게는 몇개월동안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했다고 하네요. 
책을 써서 얼마나 팔리면 비싼 료칸에서 먹고자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부럽네요~



다음으로 본 객실은 린센로우의 자랑 4층목조 건물의 최상층에 있는 객실입니다. 



별채객실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 물론 4층에 있기 때문에 채광도 좋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갔던 날은 비가 오던....)



목조건물의 4층에 있는 객실의 전용 통로를 이용해 옆의 언덕으로 이동하면 전용 실내온천과 노천온천이 나옵니다. 
여태까지 다녀온 료칸 중 가장 독특한 스타일의 객실이면서, 독특한 전용온천입니다. 

엄청난 넓이와 훌륭한 전용온천을 갖춘4층의 특별객실의 가격도 1인당 35,000엔을 넘지 않습니다. 



300년 전통의 린센로우의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창문...
언뜻 보면 아웃포커싱 때문에 뒷 배경이 뿌연것 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유리에 미묘한 굴곡이 있습니다. 

100여년전 유리공예 기술로는 지금처럼 평평한 유리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생긴 굴곡이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영업을 하면서 많은 창문들이 깨졌기 때문에 지금은 몇곳 안남아 있다고 합니다. 



4층 객실에서 내려다본 정원...
이건 뭐.. 정원이라기 보다는 숲입니다. 린센로우에는 수령이 300년이 남은 나무들도 많이 있고 
특히 5월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43종 2800여 그루의 철쭉이 만발한다고 합니다. 물론 가을의 단풍도 환상적이라고 하네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숲속의 료칸...나가노현 벳쇼온천의 린센로우카시와야벳소 臨泉楼 柏屋別荘까지 찾아가는 법은 

1. 도쿄역東京駅에서 나가노신칸센長野新幹線 이용 우에다역上田駅으로 이동,  96분 / 5,980엔
2. 우에다역上田駅에서 우에다전철벳쇼선上田電鉄別所線 열차 이용 벳쇼온천別所温泉으로 이동, 31분 / 570엔

교통비는 다소 부담스러운 곳이지만 훌륭한 료칸 시설에 비해 저렴한 숙박비가 보완해주고 있으며, 
우리나라 여행객의 수요는 거의 없는 곳인 만큼 프라이빗을 추구하는 료칸 여행객들에게 적합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