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래전 해외/호주

호주여행 중 내가 묵었던 숙소, 극과 극

보통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항공권을 구입하는데만 큰 관심을 보이고, 잠을 잘 곳을 알아보는 것은적당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여행 일정이 짧은 경우는 항공권의 가격이 전체 여행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잠자리가 편안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자다 죽은 귀신 땟갈도 좋다.(-_-;;;)

이런 말이 있듯이, 좋은 잠자리의 선택만으로도 보다 즐거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단, 좋은 숙소를 예약하는 것은 여행 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간단히 제가 다녀와본 호주의 잠자리를 소개합니다.


백팩커스 하우스(Backpacker's House)
우리나라말로 하면 배낭여행객을 뜻하는 백팩커스. 
큰 배낭을 뜻하는 백팩(backpack)에 ~하는 사람을 만들어주는 er이 붙고, 소유격의 's가 붙어 '배낭여행하는 사람의 집'입니다. 즉,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이며, 유스호스텔(Youth Hoste)과 같은 개념이며, 보통 '백팩'이라고 줄여 부릅니다

호주 여행중 저렴한 숙소를 예약하고 싶으면 지나가는 사람 잡고.. 
"웨어 이즈 백팩(Where is backpack?)" 하면 됩니다~ ^^
 (절대로 "니가 메고 있자나~" 하는 사람 없습니다. 친절히 알려주는 사람이 대부분)



백팩은 어떤 곳일까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 객실은 다인실이며 보통 4인~8인실
- 화장실, 샤워장은 공동사용이지만 칸막이 100% 설치로 프라이빗 보장
- 취사 도구 및 그릇 등 비치, 냉장고 이용도 가능 (분실의 위험은 거의 없음)
- 하루 숙박비 $15~30 내외.. 
- 일주일 숙박시 1박 무료 (좋은 곳은 3박시 1박 무료)
- 다인실은 대부분 남여공용 (최근 여성전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
- 지하 또는 1층에 펍(술집), 나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음
- 퀸즈랜드 지역 등 휴양지의 백팩에는 수영장이 있는 경우가 많음
- 시골의 농장지역의 백팩에서는 일자리를 알선해 주기도 합니다.


그럼.. 제가 다녀와본 백팩의 사진을 몇개를 볼까요?


헉! 너무 충격적인가요?
골드코스트 아일랜더 리조트의 객실입니다. 호텔과 백팩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서퍼스 파라다이스 해변에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백팩중 하나이지만...
제가 선택한 객실은 지하에 딱 한개가 있는 $9 객실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엄청 지저분하지만, 시트도 깔끔하고, 호주 여행의 필수품 데오도란트를 방향제 처럼 뿌려준 백인 아이들 덕분에 냄새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은 퀸즈랜드의 그레이트 베리어리프로 가는 또 다른 관문, 세일링의 천국 에얼리비치라는 곳의 백팩입니다.  저녁에 할거리가 많지 않은 동네였고, 마침 이날 밤 스타워즈를 재방송해준다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방에 앉아서 마냥 TV만 봅니다. 

조금 좋은 백팩은 휴게실에 대형 스크린이 있기도 하지만, 이곳의 숙박비는 $15 정도로 기억됩니다.



멜번의 한 백팩입니다. 숙박비 $19.. 역시 돈이 좋긴 합니다. 숙박비가 비싸질 수록 시설은 좋아집니다. 자물쇠를 달 수 있는 사물함, 매일매일 청소해주는 카펫도 좋지만, 역시 위로 올라가기 편하게 경사를 준 사다리가 있는 벙크베드가 눈에 들어옵니다. 

농장을 찾아 떠돌아 다니던 중 일자리를 못찾아 통장 잔고의 바닥이 보이고, 그렇다고 다시 접시를 잡기는 싫어 숙소를 더 싼곳을 가기 전날 기념사진입니다. 당시의 슬픔이 떠오르네요ㅠ




케언즈 시내의 길리건스라는 유명한 백팩&리조트 입니다.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지만 1층에 케언즈 인기 No.1의 나이트클럽이 있기 때문에, 주말에는 잠을 못잡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잠을 자기 위해 머무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숙박비는 $25 정도..




이곳은 세상의 중심 울룰루에서 애들레이드까지 가던 중 숙박예정이었던 지하 땅굴속 백팩입니다. 패키지로 묶여 있어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여기도 돈을 더 많이 내면 정말 멋진 지하의 호텔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겸 기사 아저씨가 이곳보다 더 좋은 곳에서 재워주겠다면.. 고고씽..



정말 좋은 곳에서 재워준다더니.. 노숙을 시킵니다. 흠.
어쨋든 울룰루에서 아들레이드까지 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조금 춥고, 허리도 엄청 아팠지만 호주의 사막 한복판에서 노숙을 한다는 것 나름 매력은 있었습니다.

1년6개월동안 긴 호주 생활 중 순수히 여행을 한 약 4개월의 하루 평균 숙박비는 $15~20 정도였습니다. 
여행일정이 길고, 편안함을 위해 떠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었고,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에 다녀온 호주 퀸즈랜드 여행은 그야말로 초 럭셔리.. 



호주의 최고급 리조트
지난 5월의 6박 8일간의 호주 퀸즈랜드 여행은 세곳의 숙소를 이용했습니다. 첫번째는 케이프 트리뷰레이션 지역의 친환경 숙소, 두번째는 포트더글라스의 쉐라톤 미라지, 세번째는 케언즈의 노보텔 이었습니다.

그 중 포트더글라스의 쉐라톤 미라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리조트 건물 사이사이로 몇개의 수영장이 있습니다. 이곳의 모든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박 정도는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객실은 어떻다..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일부객실은 발코니를 뛰어넘으면 바로 수영을 할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백팩 생활이 익숙했던 저에게 이런 곳은 너무 호사였던것 같기도 합니다. 눈이 높아져서 다음에 호주 여행을 간다면 왠지 사막속의 특급호텔 세일즈 인더 데저트나 골드코스트의 베르사체 호텔.. 등의 호주의 럭셔리 호텔에 가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경비 12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 이런 서비스가 있는 신용카드 없나요? 삼성카드가 케세이패시픽 항공 무이자 6개월 서비스를 전체적으로 확대해주면 좋을듯한데..^^;)



최고의 잠자리


쉐라톤 미라지를 둘러보며, 역시 돈이 최고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록 흔들리긴 했지만 이 사진을 찍으며, 최고의 잠자리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새는 작은 방에 새우잠을 잔데도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들국화, 사노라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