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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상/레디꼬

여행사 직원이 행복한 순간

여행사 직원이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지난 몇년간 여행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정말 재미있고, 기분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여행사 직원이라는 것이.. 
내 비행기 좌석을 파는 것도 아니고.. (내가 대한항공 사장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조금...)
내 호텔을 파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패리스 힐튼을 한번 꼬셔볼까라는 생각도 조금...)

특히 저같은 경우는 미리 좌석이랑 호텔, 가이드, 버스 등을 예약해놓는 패키지 상품이 아니라..
개별 자유 여행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해주고 싶어도"(CS 교육에 의하면....ㅠㅜ)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기 리스트에 올렸던 손님이 OK되었을때.. 하늘을 날아갑니다.
손님이 여행을 가면 돈을 버니까..그래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좋습니다. 
(근게.. 기껏 좌석 OK받아서 전화했는데 "어? 오케이 됬어요? 그거 안갈래요~" 하면 죽여버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분이 좋을 때는...손님이 여행을 다녀와서 전화를 주셨을 때입니다.
"정태관씨랑 월드투어 덕북에 정말 좋은 여행되었고, 같이 간 친구들(가족들) 모두 너무 좋아했어요"
흑흑...이런 전화를 받는 날은 어떤 진상이 전화해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제가 다녀온 여행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누군가가 큰 마음을 먹고 다녀오는 여행을.. 즐겁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오늘 얼마전 여행을 다녀온 손님이 여행을 잘 다녀왔다면서..
선물을 주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기분좋게 술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손님이 선물로 주고간 하라주쿠 '드래곤 플라이 카페'의 성냥입니다 
이 선물을 준 손님은 그냥 잠시 회사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나왔다가 
생각 난김에 저희 사무실에 들리고..(서울 시내 중심에 있답니다. ㅋㅋ)
생각난 김에 뭔가 찾다보니..도쿄에서 가져온 성냥이 있길래.. 아무 생각없이 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선물입니다.

덕분에 하루가 즐거웠고, 덕분에 제가 일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나미씨~ 
(왠지..뒤에 고객님 이라고 하면 너~무 멀리 느껴지고.. 나미씨가 어린거 아니까...말놓고 싶지만 그건 또 아닌거 같고..ㅋㅋ)